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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국내 셀프스토리지 발전 방향

03. 국내 셀프스토리지 발전 방향

03. 국내 셀프스토리지 발전 방향

홍우태 다락 대표

지난 아티클에서는 셀프스토리지라는 산업의 역사에 대해서 간략히 살펴보았습니다. 셀프스토리지가 생겨나는 것은 매크로 경제 관점에서는 매우 보편적인 현상이나 산업 발전의 단계나 주거양식, 인구통계학 관점에서는 그 형태나 사용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포인트였습니다. 그럼 과연 셀프스토리지가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형태로 발전할 수 있을까요? 또 그 발전 방향에 있어서 지금은 어느 단계에 와 있을까요? 이번에는 큰 틀에서 국내의 상황을 살펴보고 국내 셀프스토리지 운영 규모 1위인 다락은 국내시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도 함께 다루어보겠습니다.

 

<미니창고 다락 부천역점 / 출처: 세컨신드롬>


국내 셀프스토리지 시장은 어디까지 커질 수 있을까


국내에 최초로 셀프스토리지 시설이 생긴 것은 2010년 경입니다. 아시아 지역에서 사업을 영위하던 글로벌 셀프스토리지 업체인 Extra Space Asia가 한국에서 약 1천평 정도 규모로 영업을 시작한 것이 최초로 보입니다.  한국 시장의 본격적인 성장은 2017년경부터였는데 그 전에 상당히 이른 시점에 시설을 선보인 셈이었습니다.


이전 아티클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미니창고 다락은 해외에서 통용되던 부동산업으로 셀프스토리지를 들고 온 것이 아니라, 탑다운 방식의 접근으로 주거공간의 확장 개념에서 디자인된 제품이었습니다. 그래서 2016년 30평 남짓의 MVP 시설 테스트를 마친 후 사업확장을 하기 전에 원점에서부터 두가지 고민을 하게 됩니다. 하나는 ‘한국에서 이 산업이 미국이나 일본처럼 발전할 수 있을 것인가’였고, 또 하나는 그렇다면 ‘어떤 형태로 발전하게 될 것인가’였습니다.


첫째로 한국에서 셀프스토리지 시장이 발전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이전 아티클에서 설명드렸던 것처럼 매크로 관점의 분석을 통해 부분적인 해답을 얻었습니다. 즉, 도심의 인구밀도가 높아져서 단위 면적 당 부동산 비용이 상승하고 개인의 소득수준이 증가한다면, 비싼 주거공간 외에 공간을 아웃소싱하는 셀프스토리지는 필연적으로 생겨난다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중요한 건 시장의 궁극적인 규모와 그 규모로의 도달시점이었습니다.


이를 위해서 다른 문화권인 미국보다는 좀 더 가까운 일본과 비교해 봅니다. 1990년대에 최초로 시작되었고 2000년대부터 발달하기 시작한 일본의 셀프스토리지 시장은 현재 오퍼레이션 매출액 기준 약 1조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일본도 아직 mature된 시장은 아니고 연평균 9% 성장률을 기록할 정도로 상대적으로 고성장 시장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밀도 있게 성장한 기간을 따져보면 1조원 시장으로 커지는데 대략 20년 정도가 걸린 셈이고 9%의 성장률이 유지된다면 5년 후에는 약 1조 5천억원으로 커질 시장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일본 셀프스토리지 시장규모 추이 / 출처: Statista>


국내시장이 얼마나 커질 지에 대해서는 정답이 없으니 단순하게 탑다운으로 먼저 계산해 보겠습니다. 한국은 GDP 규모로 보나 인구수로 보나 일본 대비 대략 42% 수준입니다. 이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일본이 1조5천억 시장일 때 국내는 약 6천억 정도의 시장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바텀업 관점에서 건축물로 계산해보면 국내 건축물은 약 740만개, 이중 상업용 건축물은 약 140만개고 그 중에서도 근린생활시설은 약 60%이므로 82만개가 해당됩니다. 이 중 2%만 셀프스토리지 시설이 개발되거나 입점해도 미니창고 다락의 평균적인 매출을 적용했을 때 전체 매출액은 1조 4천억원 정도로 추정됩니다.


국내 시장 규모는 궁극적으로 이 6천억과 1조 4천억 그 사이 어딘가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이건 오퍼레이션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시장규모이고 셀프스토리지 관련 부동산 자산의 매매는 별개의 시장을 또 형성할 것입니다.

 

얼마나 빨리 커질 수 있을까


다음으로 중요한 건 특정 시장규모에 얼마나 빨리 도달할 것인가입니다. 일본처럼 우리도 20여년이 소요될까요? 이 부분도 시장규모와 같이 정답은 없지만 추정컨대 국내 성장속도는 일본보다 훨씬 빠를 것이라고 봅니다. 그 이유는 일본의 스토리지 시장이 성장할 때 일본경제는 30년 간의 장기불황을 겪는 시기였던 반면, 한국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소득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셀프스토리지 수요가 더 풍부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셀프스토리지 성장에 있어서 소득이 중요하다는 점은 이전에 강조드린 바 있습니다.

 

<인당 GDP 성장률과 셀프스토리지 성장 구간 비교>


주거면적도 한번 살펴보죠. 일본의 집들이 작다는 막연한 인식이 있지만 놀랍게도 인당 주거면적은 한국(33m2)이 일본(40m2)보다 작습니다. 집 전체 크기를 보면 일본이 더 작을 수도 있지만 이를 구성원 숫자로 나누었을 경우에는 우리나라가 더 작다는 뜻이죠. 그만큼 개인공간과 프라이버시에 목마른 사람들이 국내에는 더 많을 수도 있습니다. 다락 이용사례 중에는 부부가 따로 미니창고 다락을 이용하면서 서로 집에 알리지 말아달라고 말씀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더 재밌는 건 주거양식인데요, 국내는 아파트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는 점이 셀프스토리지의 사용을 가속화시킬 수 있습니다. 아파트는 주택이나 빌라에 비해서 개인이 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면적이 극히 제한됩니다. 주택이나 빌라는 마당이나 계단 및 같은 자투리 공간들을 전용할 수 있지만 아파트는 주차장이나 지하에 유휴공간이 있어도 공용면적으로 분류되서 개인이 쓸 수는 없는 노릇이죠. 평수도 거의 동일하게 18평, 25평, 32평 등으로 정해져 있고요.


그렇다보니 아무리 집 안에 알파룸 같은 수납공간을 더 만든다해도 그만큼 활동공간을 줄일 뿐이지 공간을 더하는 것이 아니어서, 아파트 거주민일수록 공간 아웃소싱의 니즈가 더 커지게 됩니다. 다락의 케이스를 보면 구축아파트나 입주한지 10년쯤 되는 신도시들의 아파트 단지가 특히 셀프스토리지 수요가 많았습니다. 새 아파트에 입주할 때는 짐을 집에 맞추지만, 오랜 기간 살다보면 모두가 미니멀리스트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입니다. 집값으로 따지든 월세로 따지든 우리가 사용하는 공간 중에 집이 가장 비싼 공간인 것도 자명한 사실입니다.

 

<국가별 아파트 주거 비중 / 출처: OECD>


국내 산업 발전의 방향


글로벌 셀프스토리지의 단면을 보면 분명 거대한 부동산업임을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시장이 막 생겨나는 국내의 현상황이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의 모습을 닮겠는가’ 라는 점은 고민해볼 문제입니다. 다시 말하면 이 시장이 커질 것은 분명한데 어떤 과정을 거쳐서 커질 것인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다락은 MVP를 운영하면서 얻었던 고객경험에 기반해서 가설을 세웠습니다. 시장 초기부터 미국과 같이 2~3,000평 규모의 셀프스토리지 시설이 들어선다고 해서 사용될 거라고 보지는 않았습니다. 국내 시장은 크게 서비스 확산 단계에서 자산 수익화 단계를 거쳐서 투자자산 단계로 성장해갈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서비스 확산 단계에서는 고객 접근성과 편의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시설의 효용성을 느껴보지도 못했는데 보관을 위해 먼 거리를 달리고 교통체증을 경험하면서 이용할 사람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 그래서 초기 시장은 100평 이하 작은 규모의 시설들이 개인사업자들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았고 실제로 국내는 이 구간을 경험했습니다. 다락이 런칭하고 얼마되지 않아 국내 시장의 시설수는 매년 거의 2배씩 성장했으니까요.

 

<국내 셀프스토리지 시설수 / 출처: 세컨신드롬>

 

서비스가 알려진 다음에는 점차 시설 규모가 커지게 됩니다. 셀프스토리지의 사용률이 높아지면서 동일한 영업 반경에서도 점차 소화할 수 있는 면적이 커지는 것이죠. 서비스 확장 단계에서 구분상가나 단층이 많이 활용됐다면 이제 연면적 200~1,000평 정도의 단일 건물 형태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 단계에서 셀프스토리지가 본격적으로 자산을 수익화시키기 시작합니다. 즉 구분상가의 사업주들이 대부분 income을 타겟으로 하지만 단일 건물의 형태가 되면 capital gain을 타겟으로 수익모델이 작동합니다.


국내 시장은 서비스 확장 단계와 중첩적으로 이 단계에 접어 들었고 올해부터 다락도 단독건물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건물 단위 운영을 할 때는 토지부터 개발하는 방법도 있고,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특히 도심지에서는 처음부터 모든 건물을 셀프스토리지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테넌트 임대차 만기와 임대료 수준에 따라서 순차적으로 리모델링하는 전략도 유효합니다.


최종적으로는 투자자산의 단계로 접어들어 2~3,000평의 시설들이 운영되며 부동산 개발을 포함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위치도 중심지에서 조금 떨어져서 상대적으로 지가가 낮은 곳이 건설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접근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저렴한 가격에 넓은 면적을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이용기간도 더 장기로 갑니다. 셀프스토리지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나대지 개발이 가능하다는 점인데요, 사람이 머무는 곳이 아니라 물건이 머무는 곳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 것 같습니다.

 

<셀프스토리지 시설 크기별 영업면적 / 출처: 세컨신드롬>

 

그리고 이 단계에서 기관 투자 자금이 유입되며 건물들을 패키지로 묶어서 리츠로 상장하는 형태도 나올 수 있습니다. 현재 다락의 경우 몇몇 디벨로퍼들과 함께 기획설계 및 수익성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면서 사업기회를 모색하는 단계입니다. 운영면적이 크기 때문에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는 마케팅과 시설관리 등 오퍼레이션 역량이 더욱 더 중요시됩니다.


미국에서는 이 정도 시설의 occupancy를 80% 이상 채우는데 큰 노력없이도 통상 2년 정도의 기간을 봅니다. 하지만 국내는 초기여서 이용의 penetration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서비스 편의성, 디지털 플랫폼, 세일즈마케팅 등 오퍼레이션 역량에 따라 수익성 차이가 매우 클 것입니다.


 성장단계를 간략하게 세 단계로 구분해보았지만 일본 케이스를 보면, 프랜차이즈식의 구분상가, 5층 정도의 단독건물 형태, 토지를 신규 개발하거나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운영하는 형태 등 모든 것들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또 홍콩의 경우에는 사용성이 떨어진 도심지 내 공장들(우리나라로 치면 지식산업센터)이 셀프스토리지로 리모델링된 사례들이 매우 많고, 싱가폴은 작은 도시이지만 개발을 통한 시설이 더 많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홍콩 공장의 셀프스토리지 리모델링 사례 / 출처: Redbox Storage>

 

이처럼 국가별로 발전형태는 다르고 국내 또한 최적화의 과정을 거치며 매우 다이나믹하게 산업 성장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큰 틀에서 시장을 살펴봤는데 시장 성장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좀 더 미시적으로 사용자들을 살펴보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다음 아티클에서는 실제로 국내 사용자들이 다락을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를 좀 더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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