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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글로벌 셀프스토리지 시장

02. 글로벌 셀프스토리지 시장

02. 글로벌 셀프스토리지 시장

홍우태 다락 대표

지난 아티클에서 말씀드렸던 대로 셀프스토리지 시장은 부동산 리츠에서 오피스보다 크고 데이터센터/헬스케어의 뒤를 잇고 있는 74조원의 규모의 거대한 시장입니다. 투자 수익률 측면에서도 2008년 이후 3개년을 제외하고는 리츠 섹터들 중 중상위권을 계속 유지하고 있어 매우 준수한 성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성과는 아마도 지속적인 시장 수요와 경기와 무관하게 수확할 수 있는 안정적인 현금흐름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글로벌 셀프스토리지 시장에 대해서 살펴보고 이후에 순차적으로 국내 시장의 성장성에 대해서도 조망해 보겠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셀프스토리지 건물(The Bronx, New York) / 출처: Public Storage>

The Largest Public Storage in the World Turns Three in NYC

 

셀프스토리지 산업의 태동


셀프스토리지의 현재 단면을 보기에 앞서 셀프스토리지의 역사를 이해한다면 한국 시장에서의 발전 가능성을 판단하는데 많은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셀프스토리지를 스스로 물건을 보관하게 하고 대가를 받는 상업 행위로 정의한다면 최초의 셀프스토리지는 1891년 후반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베킨스 형제(Bekins Brothers)는 Bekins Van and Storage Co.라는 회사를 설립하였고 세 마리 말이 끄는 마차가 최초의 스토리지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마차를 이용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자연스럽게 물류와 보관이 융합된 형태로 출발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후 1906년, 베킨스 형제는 로스앤젤레스에 창고 건물을 세웠고, 이사서비스와 보관이사 서비스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 회사는 현재도 미국 전역에서 150개의 지사를 운영하며 이사 및 셀프스토리지 사업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Bekins 마차와 최초의 창고건물 / 출처: Bekins.com>

Horse and Buggy storageThrowback Thursday: Bekins in Southern California - Bekins

 

스토리지 시설이 좀 더 대중화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부터입니다.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 주거정착 과정에서 가정의 이사행위가 많이 일어났고, 경제성장이 빨라지면서 더 많은 물건을 구매하게 되어 저장공간이 필요해졌습니다. 기업들도 새로운 시설을 들이고 공장을 확대하면서 장비와 기기들을 위한 보관공간이 필요해졌습니다.


또 최초의 현대식 셀프스토리지 건물은 텍사스주 오데사에서 등장했는데 그 이름은 “A-1 U-Store-It U-Lock-It U-Carry-the-Key”로 굉장히 직설적이었죠. 낚시도구를 보관하거나 근처 석유 시추 시설에서 장비보관을 위해서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 플로리다, 루이지애나, 앨라배마 주와 함께 텍사스 주에도 주택에 지하실이 거의 없어서 추가적인 보관공간이 필요했습니다. 텍사스주는 지하수위가 지표면에 가까워 항상 누수나 홍수의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스스로 물건을 보관하는 셀프 형태의 스토리지 사업이 성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셀프스토리지 체인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신축하는 건물들이 많아졌습니다. 80년대에는 성장속도가 더욱 빨라지면서 부동산 투자의 한 분야로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수요면에서도 도시화와 주거의 소형화가 진행되면서 생활필수 서비스로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 유럽, 호주에서도 셀프스토리지가 성행하기 시작했고, 90년대부터는 홍콩, 일본에서, 2000년대부터는 싱가포르, 중국 상하이 등 아시아권에서도 셀프스토리지 산업이 태동하였습니다.

 

산업 발전의 트리거


단순하게 역사 이야기를 하기보단 그 안에서 캐치할 인사이트를 전달드리고자 합니다. 지난 아티클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미니창고 다락의 창업자들은 셀프스토리지 산업의 존재를 전혀 모른 채 국내 거시경제와 부동산에서 Top-down Approach로 셀프스토리지(적어도 셀프스토리지와 유사한)를 창안해낸 후 실제로 74조 산업의 존재를 알고나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충격이었던 이유는 “역시 내가 생각한 사업은 세상 누군가가 이미 하고 있어.” 라는 클리셰를 넘어서 거대한 산업의 규모에 비해 한국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낯선 산업이었기 때문입니다. 곧 창업자들은 분석적 DNA에 입각하여 그럼 왜 한국에서는 이러한 비즈니스가 존재하지 않았는가에 매달리기 시작합니다.

 

<국가별 도시화율과 GDP per capita / 출처: UN>

 


<국가별 셀프스토리지 시설수 / 출처: 세컨신드롬>

 

위에서 셀프스토리지 산업의 역사를 살펴보면서 유추할 수 있었던 것은 셀프스토리지는 주거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소비와도 상관관계가 높다는 것이었습니다. 첫번째 그림은 도시화율(도시에 사는 인구의 비율)과 인당 국민총생산(GDP per capita)을 보여주는 차트입니다. 도시화율은 도시 인구밀도로 볼 수 있고 인당 국민총생산은 쉽게 소득으로 이해하셔도 좋겠습니다.


우측 상단에 모여있는 국가들이 보이실텐데 이 국가들은 모두 셀프스토리지 산업이 큰 규모로 존재하는 국가들입니다. 해당 국가들의 셀프스토리지 시설수가 아래쪽 차트에 도식화되어 있습니다. 즉, 도시인구 밀도가 높고(80% 이상), 일정 소득 수준(3만 달러 이상)이 충족되면 예외없이 산업이 성장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직관적으로 생각해봐도 도시화가 진행되면 단위 면적 당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여 공간에 대한 대가가 비싸집니다. 소득이 증가하면 소비하는 물건도 많아지고 과거에는 소비하지 않던 품목들도 소비하게 됩니다.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해결에서 삶의 질을 고민하는 단계로 넘어가면, 주거생활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좀 더 쾌적한 삶을 추구하게 되기도 하고요. 그래서 어느 날 평당 10만원의 월세를 지불하고 있고 소비생활을 즐기는 도시민에게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평당 5만원의 공간옵션이 생긴다면 그 옵션을 소비할 유인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이전 아티클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집 안에 존재하는 기능들 중에서 대체 가능한 것이 보관과 관련된 것이므로 이 옵션은 보관기능을 하는 셀프스토리지로 자연스럽게 연결된 것이고요.

 

<미국 셀프스토리지 시설 수 vs. 패스트푸드 식당 수 / 출처: Neighbor.com>

 

국가와 문화를 꿰뚫는 보편적 법칙


이는 매우 거시경제적인 접근이었기 때문에 실제로 문화와 생활권이 다른 국가들에서 동일한 현상이 나타나는지는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산업의 종주국이기도 한 미국의 셀프스토리지 penetration rate은 가구 당 10% 정도로 매우 높고, 이웃 나라 일본도 1% 정도로 낮지 않습니다.


미국과 일본의 시장 형성 시기에 약 30년 간의 갭이 있고 일본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8% 정도로 빠른 것을 고려하면 문화권에 따라서 사용률이 차이가 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일본의 시설수는 14,000개로 결코 적은 수준이 아니니까요.


다만 일본 시설의 크기는 평균 50평 정도로 미국(평균 1,500-2,000평)과 비교했을 때 매우 작습니다. 또 미국은 보통 건물 단위 혹은 단층 구조물로 만들어지는데 비해, 일본은 건물의 한 개 호실 개념인 것들과 작은 꼬마빌딩 단위의 건물, 미국처럼 큰 건물들이 모두 섞여 있습니다. 즉, 사용률에서 큰 차이가 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크기와 형태에서는 국가 지역별로 차이를 보인다고 보는게 맞을 듯 합니다.

 

<미국의 시설과 일본의 건물 단위 시설 모습 / 출처: Extra Space Storage, Hello Stor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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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의 크기도 산업의 형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물론 홍콩 같은 곳은 정말 주거면적이 너무 작아서 셀프스토리지가 필수로 보입니다. 하지만 주거의 크기가 작아야만 생겨나는 산업이라면 미국이 종주국이 되었을리 없겠죠. 주거의 면적보다는 소득 수준이 공간의 소비로 연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뉴욕과 같은 대도시를 제외하면 쉽게 연상되는 미국의 집들은 2층집에 지하실까지 딸려있어 공간이 부족할 것 같지 않습니다.


하지만 소득수준이 높으면 그에 걸맞는 소비를 하게 됩니다. 22년 기준 국민소득이 약 36,000달러인 우리나라 사람들이 소비하지 않는 것들도 국민소득 70,000달러를 상회하는 미국 사람들은 소비할 수 있다는 점을 가정해야겠습니다. 예를 들면 빨래건조기는 미국에서 1940년대부터 쓰였는데 국내 보급된 것은 2000년대입니다. 또한 미국 가정에서는 잔디깎는 기계나 수영장 청소기 같은 것들도 흔하게 보유하는 품목입니다.

 

다만 셀프스토리지 이용요금은 도시별 지역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뉴욕, 홍콩과 같이 고집적화된 도시(서울도 이 범주에 들어갑니다)에서는 아무래도 높은 부동산 가격을 반영하여 셀프스토리지 이용요금이 높게 형성됩니다. 반면 텍사스주나 애리조나주처럼 상대적으로 단위 면적 당 부동산 가격이 저렴한 곳은 이용요금도 저렴하게 책정됩니다.


물론 해당 지역의 소득 수준으로 봐도 상관관계는 일치합니다. 중요한 점은 부동산 가격이 비싼 지역이든 저렴한 지역이든, 집이 크든 작든, 형태나 이용요금은 달라지지만 셀프스토리지가 생겨난다는 점입니다. 셀프스토리지는 심지어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도 생겨납니다. 이 점이 다른 부동산 섹터들과 명백히 다른 포인트입니다.

 

<일본 후쿠오카 니시구에 위치한 셀프스토리지 전경>

부동산 사진

 

그럼 이러한 셀프스토리지가 우리나라에서도 미국, 일본처럼 성장할 수 있을까요?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매크로 관점에서 예외는 없습니다. 다만 그 형태와 발달 단계에 있어서는 한국의 인구통계학적 변화와 고유의 주거양식, 심지어 한국인들의 성향과 부동산 시장 상황도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다음 아티클에서는 해외의 셀프스토리지 발달 사례들을 살펴보고 국내 시장이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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